직장 · 퇴직 · 인간관계 · 창작 사례 · 약 3분
민원 한 건 이후 교무실에서도 교실에서도 움츠러듭니다
44세 여성, 초등학교 교사, 경력 18년
사정
저는 18년째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칩니다. 지난달 한 학부모가 아이 자리 배치를 문제 삼아 교장실에 민원을 넣었고, 확인 결과 큰 문제는 없다고 정리되었습니다. 그런데도 교무실에 들어서면 대화가 잠깐 멈추는 것 같아 커피를 타러 가는 일도 줄였습니다. 수업 중에도 아이를 부르기 전에 이 말이 또 문제가 될까 하고 한 박자 먼저 재게 되고, 어제는 18년 동안 해 온 칭찬 스티커를 붙이다가 손이 멈췄습니다. 퇴근길 차 안에서 그 학부모의 문장을 하나씩 다시 읽고 있는 저를 보았습니다.
갈림길
그 학부모에게 먼저 연락해 오해를 풀자니 또 말꼬리가 잡힐까 두렵습니다. 아무 일 없다는 듯 지내자니 이 위축이 올해 내내 교실까지 이어질까 걱정입니다. 어느 쪽을 골라도 제가 먼저 흔들리는 사람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독 항아리로 바다를 더럽히려 해도 큰 바다는 광대하여 더럽혀지지 않는다.
— 이띠웃따까 89비추어 보기 · AI 해석
독은 항아리에서 쏟아지는 순간보다 바다가 받아 쥐는 순간에 퍼집니다. 민원은 한 건이었고 정리도 끝났지만, 교무실의 눈치와 퇴근길 차 안의 문장 읽기는 당신이 이어 가는 일입니다. 18년의 교실은 항아리 하나로 더럽혀질 만큼 좁지 않은 바다이니, 던져진 것은 한 번이고 되새긴 것은 매일입니다. 오늘 아이를 부르기 전에 재던 그 한 박자를 내려놓고, 평소 부르던 목소리 그대로 이름을 부르십시오.
가져갈 한 줄
항아리 하나가 던져져도 바다는 바다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