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 자책 · 나 자신 · 창작 사례 · 약 3분
60살에 그림을 배우려니 이 나이에 하는 생각이 붙잡습니다
60세 여성, 얼마 전 퇴직, 남편과 둘이 거주
사정
저는 38년 다닌 직장을 지난달 퇴직한 60세입니다. 어릴 때부터 그림을 좋아했지만 먹고사느라 한 번도 제대로 배워 보지 못했습니다. 지난주 동네 문화센터에서 수채화 입문반 모집 글을 보고 신청서를 열었다가, 이 나이에 무슨 그림이냐는 생각에 닫기를 3번 되풀이했습니다. 남편은 하고 싶으면 하라고 하지만, 젊은 사람들 틈에서 서툰 손으로 앉아 있을 제 모습이 먼저 떠오릅니다. 서랍 속 스케치북은 15년째 첫 장만 쓰인 채이고, 퇴직하고 나니 아침마다 그 서랍 앞을 괜히 한 번씩 지나가게 됩니다.
갈림길
신청 버튼을 누르면 한 달 뒤 못 그리는 제 그림을 남들 앞에 내놓아야 할 것 같아 두렵습니다. 그렇다고 이번에도 닫으면 내년에도 같은 자리에서 같은 말을 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해 보고 부끄러운 것과 안 해 보고 후회하는 것 사이에서 손이 멈춰 있습니다.
알맹이를 알맹이로, 쭉정이를 쭉정이로 아는 이들은, 바른 생각에 머물러 알맹이에 이른다.
— 법구경 12비추어 보기 · AI 해석
알맹이와 쭉정이는 겉모습이 비슷해서 가려내는 눈이 필요합니다. 15년 동안 스케치북을 첫 장에 붙들어 둔 것은 솜씨가 아니라 '이 나이에'라는 말입니다. 그림을 배우고 싶은 마음은 15년을 지나도 시들지 않았으니 알맹이이고, 나이 셈은 해마다 껍질만 두꺼워지는 쭉정이입니다. 신청서를 3번 열었다 닫은 손에게 오늘은 어느 쪽 말이 15년을 버텨 왔는지 한 번만 가려 보게 하십시오.
가져갈 한 줄
15년 버틴 마음은 알맹이이고 나이 셈은 쭉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