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부양 · 책임 · 죄책감 · 창작 사례 · 약 3분
부모님 병원 동행은 늘 제 몫인데 오빠에게 말을 못 합니다
36세 여성, 둘째 딸, 미혼, 사무직
사정
저는 36세이고 부모님 댁에서 지하철로 40분 거리에 삽니다. 매달 말일이면 제가 두 분 용돈 30만 원을 보내고, 한 달에 두세 번은 반차를 내서 병원에 모시고 갑니다. 오빠는 결혼해서 같은 도시에 살지만 연락하면 늘 바쁘다는 대답이 먼저 돌아옵니다. 지난주 정형외과 대기실에서 두 시간을 앉아 있는데 단톡방에는 오빠가 올린 가족 여행 사진만 떠 있었고, 말을 꺼내면 쪼잔하게 군다고 보일까 봐 3년째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그사이 부모님은 병원 가는 날이면 으레 저부터 찾으십니다.
갈림길
오빠에게 분담을 말하면 사이가 서먹해지고 저만 속 좁은 동생이 될 것 같습니다. 계속 혼자 맡자니 언젠가 마음이 먼저 닳아 없어질 것 같고, 그렇다고 병원 가는 날을 줄이면 부모님께 죄를 짓는 기분입니다. 어느 쪽으로 가도 제 마음이 편할 자리가 보이지 않습니다.
어머니도 아버지도 다른 친척도 해 주지 못하는 일을, 바르게 향한 마음이 해 준다. 그를 더 낫게 만든다.
— 법구경 43비추어 보기 · AI 해석
같은 일도 어디를 향한 마음으로 하느냐에 따라 사람을 닳게 하기도 하고 세우기도 합니다. 30만 원과 반차는 오빠의 몫과 견주는 순간 빚 장부가 되고, 부모님을 향하는 순간 마음의 길이 됩니다. 2시간의 대기실은 같은 자리인데, 장부를 펴 든 마음에는 억울함이 쌓이고 바르게 향한 마음에는 곁에 있었다는 시간이 남습니다. 오빠를 향하던 눈을 거두고 다음 병원 문 앞에서 이 걸음이 누구를 향하는지 한 번만 보십시오.
가져갈 한 줄
견주는 마음은 장부를 만들고 바르게 향한 마음은 길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