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 자녀 · 가족 · 창작 사례 · 약 3분
엄마의 결혼 타령에 서른 전 조급함까지 올라옵니다
28세 여성, 프리랜서 디자이너, 대구 본가
사정
저는 28세이고 서울에서 혼자 일하는 프리랜서 디자이너입니다. 한 달에 한 번 대구 본가에 내려가는데, 엄마는 현관에서 신발을 벗기도 전에 결혼 언제 하느냐고 물으십니다. 밥상에서 한 번, 설거지하다가 한 번, 기차 시간 앞에서 또 한 번 같은 말이 나옵니다. 저도 서른 전에는 이름이 걸린 작업 하나쯤 있어야 한다고 속으로 정해 둔 터라, 엄마의 말이 제 조급함을 대신 말해 주는 것 같아 더 날카롭게 들립니다. 지난달에는 숟가락을 내려놓고 방으로 들어갔고, 그날 밤 엄마 얼굴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갈림길
엄마에게 내 일정은 내가 정한다고 분명히 말하면 엄마가 상처받으실 것 같고, 웃으며 넘기자니 저만 계속 쪼그라드는 느낌입니다. 서른 전에 뭔가 이루려 더 달리자니 숨이 차고, 다 내려놓자니 뒤처질까 겁이 납니다. 어느 쪽을 골라도 한쪽이 무겁습니다.
'이것은 이롭고 허물이 없고 지혜로운 이들이 칭찬하며, 행하면 이로움과 행복으로 이끈다.' 스스로 이렇게 알게 될 때, 그때 갖추어 지내라.
— 앙굿따라 니까야 3.65 (깔라마 경)비추어 보기 · AI 해석
기한은 밖에서 들려와도, 따를지는 안에서 알아본 뒤에 정해집니다. 내려갈 때마다 3번씩 되풀이되는 질문은 소리일 뿐이고, 그 소리가 서른 전이라는 숫자와 만나는 순간 재촉이 됩니다. 엄마가 던진 것은 내려갈 때마다 3번의 말이지만, 28세의 마음에 기한을 새긴 것은 그 말이 아니라 스스로 그은 선입니다. 경전은 남이 정한 때가 아니라 '스스로 이렇게 알게 될 때'를 기준으로 삼으니, 이번 기차 안에서는 엄마의 말 대신 이 길이 내게 이롭고 허물이 없는지를 물어보십시오.
가져갈 한 줄
남의 기한이 아니라 스스로 알게 된 때에 갖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