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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 자녀 · 가족 · 창작 사례 · 약 3분

퇴직한 남편이 하루 종일 집에 있어 제 자리가 사라졌습니다

56세 여성, 마트 계산원, 남편은 퇴직 6개월

사정

저는 마트 계산대에서 9년째 일하고 있고, 남편은 6개월 전 퇴직해 하루 종일 집에 있습니다. 퇴근해 현관문을 열면 남편이 소파에서 일어나 설거지 순서가 틀렸다, 세제를 왜 이렇게 많이 쓰느냐고 말합니다. 빨래 너는 방향이며 냉장고 정리까지 참견이 닿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예전에는 낮 동안 집이 제 숨 돌리는 자리였는데, 이제는 안방 문을 닫아도 마음 놓고 앉을 곳이 없습니다. 지난 화요일에는 화장실 앞에서 10분을 서 있다가 아무 일도 아닌 척 나왔습니다.

갈림길

남편에게 좀 비켜 달라고 말하면 퇴직하고 기가 죽은 사람에게 상처를 줄 것 같고, 그냥 두자니 제가 집에서 점점 투명해지는 기분입니다. 주말마다 친정에 가 있을까 생각도 했지만 그러면 남편을 내쫓는 사람이 되는 것 같습니다. 어느 쪽을 골라도 마음 한쪽이 무겁습니다.

연잎 위의 물방울처럼, 탄식과 인색이 그에게 붙지 않는다.

— 숫타니파타 4.6 (늙음의 경)

비추어 보기 · AI 해석

물은 같은 비에 내려도 연잎에서는 구르고 마른 흙에서는 스며듭니다. 남편의 말이 닿는 것은 하루 열 번이어도, 밤까지 붙어 있는 것은 그중 몇 마디입니다. 9년 동안 계산대에서 지켜 온 당신의 자리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그 몇 마디가 탄식으로 눌어붙어 가려진 것입니다. 오늘 저녁에는 설거지 순서를 말하는 남편의 말과 그 말에 붙이는 한숨을 따로 떼어 보십시오.

가져갈 한 줄

말은 닿는 것이고 한숨은 붙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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