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 자녀 · 가족 · 창작 사례 · 약 3분
집안일 말다툼에서 이겨도 기분이 풀리지 않습니다
29세 남성, 9급 공무원, 결혼 2년차
사정
저는 결혼 2년차이고 구청 민원실에서 9급 공무원으로 일합니다. 아내와 저는 설거지와 분리수거, 빨래 개기를 두고 한 달에 네 번쯤 같은 말다툼을 합니다. 지난주에는 제가 한 일을 날짜별로 휴대폰 메모에서 꼽아 가며 따졌고, 아내는 결국 말없이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습니다. 논리로는 제가 이겼는데 그날 밤 거실에서 혼자 먹은 라면이 아무 맛도 나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도 아내는 짧게 대답만 했고, 저는 이긴 쪽인데도 눈치를 보며 출근 준비를 하다가 이겼다는 말이 왜 이렇게 허전한지 한참 생각했습니다.
갈림길
다음에도 제 몫을 분명히 주장하지 않으면 저만 계속 손해를 보는 것 같아 두렵습니다. 그렇다고 이기려는 마음으로 따지면 이겨도 아내와 멀어지는 것 같아 그것도 두렵습니다. 한 발 물러서자니 지는 것 같고, 계속 맞서자니 집이 점점 법정처럼 느껴집니다.
굴복시키지 않고 굴복시키게 하지 않는다.
— 이띠웃따까 27비추어 보기 · AI 해석
이긴 자리에 남는 것은 승리가 아니라 거리입니다. 결혼 2년차의 한 달 4번은 집안일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굴복시키고 굴복당하는 셈법이 식탁에 앉아 있기 때문입니다. 9급의 꼼꼼함으로 날짜별 메모를 꼽아 이긴 그날, 거실의 라면은 이긴 사람의 맛이 아니었습니다. 다음 다툼 앞에서는 이길 말을 고르기 전에, 문을 닫고 들어간 아내의 뒷모습을 한 번 떠올리십시오.
가져갈 한 줄
굴복시킨 자리에는 승리가 아니라 거리가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