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45세이고 개인택시를 17년째 몰고 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딸은 석 달 전부터 "응", "몰라", "괜찮아" 세 마디로만 대답하고, 제가 퇴근하면 방문부터 닫습니다. 예전에는 조수석에 앉아 학교 얘기를 20분씩 쉬지 않고 하던 아이였습니다. 그 시간이 그리워 저녁마다 "오늘 뭐 했어", "누구랑 밥 먹었어" 하며 문 앞에서 캐묻게 되고, 지난 토요일에는 10분을 서 있다가 아내에게 그만하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돌아서서 거실에 앉았는데 손님을 기다릴 때보다 더 길게 느껴졌습니다.
갈림길
그만 물으면 딸과 영영 멀어질 것 같고, 계속 물으면 방문이 더 굳게 닫힐 것 같습니다. 모른 척 두자니 아비로서 손을 놓는 것 같고, 묻자니 제 불안을 아이에게 쏟는 것 같기도 합니다. 어느 쪽을 골라도 저녁마다 그 문 앞에서 같은 마음으로 서성일 것 같습니다.
마음으로 무엇을 하려 할 때 먼저 되돌아본다. 이것이 나를, 남을, 둘 모두를 해치지 않는가.
묻는 일은 마음을 여는 열쇠이기도 하고 문을 미는 손이기도 합니다. 석 달 동안 "응", "몰라", "괜찮아"만 돌아온 것은 질문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질문이 닿기 전에 문이 먼저 닫혔기 때문입니다. 경전은 마음으로 무엇을 하려 할 때 먼저 되돌아보라 하고, 이것이 나를, 남을, 둘 모두를 해치지 않는가 묻습니다. 10분을 서 있던 그 문 앞에서 다음 질문을 꺼내기 전에, 그 질문이 딸을 위한 것인지 당신의 불안을 위한 것인지 되돌아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