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부양 · 책임 · 죄책감 · 창작 사례 · 약 3분
2년 전 동생 빚을 갚아 줬는데 고맙단 말 한마디 없습니다
55세 남성, 철물점 운영, 동생 하나
사정
저는 55세이고 동네에서 철물점을 25년째 하고 있습니다. 2년 전 사업이 망한 동생이 사채와 카드빚에 몰리자, 제가 가게 보증금 일부를 빼고 모아 둔 돈을 털어 4천만 원을 대신 갚아 주었습니다. 그때 동생은 울면서 형 덕에 산다고 했지만 석 달이 지나자 전화가 뜸해졌고, 지금은 명절에도 단톡방에 인사 한 줄 올리고 맙니다. 얼마 전 조카 결혼 소식을 다른 친척에게서 전해 들었을 때는 가게 셔터를 내리고 한참 앉아 있었습니다. 돈이 아까운 건지 말 한마디가 아쉬운 건지 저도 알 수가 없습니다.
갈림길
동생에게 서운하다고 말하면 사이가 아예 끊길까 두렵고, 아무 말 없이 지내면 제 속에서 동생이 점점 남보다 못한 사람이 되어 갈 것 같습니다. 형이니까 한 번 더 먼저 연락하자니 제가 호구가 된 기분이고, 그만두자니 부모님 얼굴이 떠오릅니다.
남의 집에서 깨끗한 음식을 대접받고도, 그가 찾아오면 답례하지 않는 이, 그를 천한 자로 알라.
— 숫타니파타 1.7 (천한 자의 경)비추어 보기 · AI 해석
베푼 손은 돌려받는 순간 거래가 되고, 비워 둔 채 건네면 선물로 남습니다. 4천만 원을 건넨 것은 2년 전 하루이고, 그 뒤로 매일 들고 있는 것은 돌아오지 않은 답례 한마디입니다. 경전은 대접받고도 답례하지 않는 이를 천한 자로 알라고 하지만, 그 말을 동생에게 겨누기 전에 건넬 때 바란 것이 동생의 삶이었는지 동생의 인사였는지 먼저 가려 보십시오. 셔터를 내리고 앉아 있던 그 시간이 무엇을 기다린 시간이었는지, 거기서 답이 보입니다.
가져갈 한 줄
건넨 것은 하루인데 기다림은 2년을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