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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 퇴직 · 인간관계 · 창작 사례 · 약 3분

29년 다닌 회사를 떠나려니 가족 눈치가 보입니다

52세 남성, 제조업 과장, 대학생 자녀 둘

사정

저는 52세이고 제조업 회사에서 29년째 일하는 과장입니다. 승진은 몇 해 전에 멈췄고, 올해 들어서는 아침마다 공장 정문 앞에서 발이 한 박자씩 늦어집니다. 큰애 등록금과 작은애 학원비가 매달 빠져나가는 통장을 볼 때마다 이런 생각은 사치라고 마음을 접습니다. 지난달 저녁 식탁에서 아내가 아이들 방학 계획을 이야기하는데, 이제 그만 나오겠다는 말이 목까지 올라왔다가 밥과 함께 넘어갔습니다. 그날 밤 거실에 혼자 앉아 20분 넘게 천장만 보았습니다.

갈림길

말을 꺼내면 가족이 제가 가장의 자리를 내려놓는다고 볼까 두렵고, 계속 다니면 앞으로 10년이 지금 같은 아침일까 두렵습니다. 떠나자니 붙잡을 다른 자리가 없고, 남아 있자니 이 자리에서 점점 닳아 가는 기분입니다. 어느 쪽을 골라도 식구들 얼굴이 먼저 떠오릅니다.

붙잡았다 놓기를 되풀이한다, 원숭이가 가지를 놓고 또 다른 가지를 잡듯이.

— 숫타니파타 4.4 (청정 여덟 게송의 경)

비추어 보기 · AI 해석

가지를 놓는 일보다 어려운 것은 가지 없이 서 있는 순간입니다. 29년 동안 붙잡은 가지는 월급이기 전에 가장이라는 이름이었고, 그래서 놓으려는 손은 가족의 눈치보다 먼저 자신의 눈치를 봅니다. 놓자마자 다른 가지를 잡는 손은 떠난 것이 아니라 옮겨 간 것이어서 붙잡았다 놓기를 되풀이할 뿐입니다. 식탁에서 삼킨 한마디가 놓으려는 말인지 갈아타려는 말인지 먼저 들여다보십시오.

가져갈 한 줄

가지를 놓는 것과 가지를 갈아타는 것은 다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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